ABOUT ARTIST

  • Namshin Kwak
    곽남신


    멈추지 않는 실험정신으로 회화, 드로잉, 판화, 설치 등 다양한 장르적 영역을 아우르는 작업을 해오고 있는 곽남신은 인간사의 덧없음과 부조리함, 헛된 욕망에 대한 냉소와 연민을 기발하고도 도발적인 유머로 승화시킨다. 그의 이러한 예술관은 그림자, 실루엣을 이용한 작업들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실재의 반영이지만 동시에 가변적 허상이기도 한 그림자의 본질은 작가가 주목하는 허무하고 부조리한 우리 삶의 실체를 함축하고 있다.

PRESS RELEASE

On Light
2011. 11. 17 (목) – 2011. 12. 17 (토)

이번 전시는 ‘그림자 작가’로 유명한 곽남신의 ‘빛을 이용한 변주’로 요약될 수 있다. 곽남신은 주로 일상에서 마주하는 이미지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춤추거나 입 맞추고, 운동하거나 싸우는 우리의 주변사람, 혹은 인터넷이나 포르노그라피에 출몰하는 이미지들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작가의 관심은 대상을 직접 공격하거나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대상으로부터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애정 어린 관심을 전제로 한 연민과 유머를 특징으로 한다. 그들과 완벽하게 동일시 될 수 없는 감정의 거리, 형식의 거리, 물적 거리를 둔 채 의미의 폭을 확장하려는 작가의 태도는 그 간극을 채워줄 관객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상호성 또한 갖는다.
전시 공간의 특성상 다양한 천장고와 벽면을 캔버스 삼아 설치된 작품들은 개별 작품이 갖는 에피소드와 재미는 물론, 작품들이 상호 주고 받는 에너지 또한 느낄 수 있도록 배치되었다. 스테인레스 스틸을 커팅해서 스쳐 지나가는 두 사람의 실루엣을 표현한 설치작품 ‘거리에서(In the Street)’와 줄전구, MDF를 이용한 남녀의 실루엣 작업 ‘키스(Kiss)’와 더불어 네온과 LED, 패널을 이용해 벽면 실루엣으로 작업한 신작 ‘언쟁(Argument)’, ’달밤(Moon Night)’, ‘메~롱(Me~rong)’ 등이 전시된다.
그림자, 실루엣을 이용한 그의 작업들은 독창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측면을 지니고 있다. 그것은 ‘평면성(flatness)’이라는 회화에 대한 근대적인 성찰을 따르면서도, 성찰 그 자체를 재검토하고 반성함으로써 탈회화의 출구로 삼는 양가적이고 통합적인 회화론이다. 회화와 탈회화, 2차원과 3차원, 회화의 성찰과 성찰적 탈회화가 장벽을 넘나들면서 서로를 통섭해 내는 것이다.
때로는 가식과 진실의 간극을 유머로 메우려는 곽남신은 이번 전시에도 네온과 LED의 상업광고판 기법을 응용하여 약간의 익살과 허위의 반전을 숨겨 놓았다. 소극(笑劇)이지만 상처받은 인간들의 실루엣끼리 벌이는 연민의 드라마이기에 다소 우울한 모습이고 고독한 인간들이 뱉어내는 무성(無聲)의 아우성인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한 오프닝 축하 공연으로 민의식(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원장)의 가야금 독주와 곽태규(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민지홍(국립국악원 단원)의 생소병주(단소와 생황의 합주)가 연주될 예정이다. 

 


PUB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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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작가노트
곽남신

나이가 들어가면서 작업에 임하는 태도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한결 느슨해진 느낌이다. 젊은 시절처럼 매일 작업실에서 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많이 사라졌고 오히려 「작업하며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주된 화두가 되었다. 또 여기저기 싸돌아다니며 사람 사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즐거움의 하나가 되었다. 특별히 관찰하려고 하지 않아도 아옹다옹 살아가는 내 주변의 삶이 이미 세상사의 축소판이다.

나의 작업도 어쩔 수 없이 삶의 그러한 궤적 속에 있는 것 같다. 젊은 시절의 작업은 좀 더 학구적이고, 좀 더 심각하고, 좀 더 예술의 권능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할까?

최근의 작업들은 주제에 대한 심각한 대응방식 대신「가벼움」을 선호하게 되었다. 대부분의 작품들은 춤추거나 입 맞추고, 운동하거나, 싸우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이고 대중적인 포르노그래피, 또는 패션 스타들의 과장된 포즈를 실루엣이나 그림자의 모습으로 형상화 시키고 있다. 때로는 실상과 허상이 도치된 상태로, 또 묘사된 손은 자신의 이미지를 포함한 캔버스 전체를 당기고 있다. 오줌 누고 있는 그림자로부터 뻗어 나온 알루미늄 봉 오줌발은 멀리 실제공간으로 뻗어 나온다.

이것들은 젊은 시절의 나무그림자 그림과 비슷한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 시절 나에게 강령처럼 따라다니던 평면성 이라는 모더니즘의 이데올로기를 주저 없이 일탈한다. 그러나 이러한 형식 없는 일탈들은 단순히 철지난 평면성의 이데올로기를 전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안티 모더니즘으로서 포스트모더니즘의 다양한 전략조차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그것은 이제 나에게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강령들이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서 최근의 작업들은 회화와 탈 회화, 2차원과 3차원, 개념과 이미지가 장벽을 넘나들며 서로를 통섭하는 경계 없는 회화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형식 없이 살아가는 우리 주변 사람들의 진실 된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