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ARTIST

  • Seton Smith
    시튼 스미스


    파리와 뉴욕에서 활동하는 미국 출신의 사진작가 시튼 스미스는 일상 오브제를 찍은 정물사진과 실내 공간을 찍은 공간사진, 자연의 특정한 일부분을 찍은 풍경사진 등 인물을 배제한 채 초점을 흐리는 방식으로 촬영된 사진 작품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독특한 느낌의 서정적인 사진으로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지각에 따라 다른 느낌과 해석을 갖게 한다.


PRESS RELEASE

Tree Stairs
2009. 10. 13 (화) - 11. 14 (토)

2009년 10월 13일부터 시튼 스미스(Seton Smith)의 개인전이 가인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총 15점으로 구성되는 이번 시튼 스미스의 전시회 타이틀은 ‘수목 계단(Tree Stairs)’입니다.
이번 전시회 타이틀은 해석하기 난감한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가 통상 ‘나무 계단(Wooden Stairs)’이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어도 ‘수목 계단(Tree Stairs)’은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번 전시 타이틀은 시튼 스미스의 미학을 이해할 수 있는 열쇠가 됩니다. 우리는 통상 자연(nature)과 인공물(artifact)를 구분하여 이해합니다. 나무는 자연이고 계단은 인공물입니다. 그러나 시튼 스미스는 이 둘을 나누어 파악하지 않습니다. 시튼 스미스는 자기 자신과 자연과 인위를 구분하지 않고 이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있는 유기적 관계로 설정합니다.
시튼 스미스는 “마치 우리의 인체가 세포, 세포막, 조직, 체액 등으로 이루어져있는 것처럼 세계 역시 사람과 자연, 인위로 이루어져있는 하나”로 파악합니다. 따라서 시튼에게 나무, 숲, 건물, 가구 등은 모두 시튼 자신이 투영된 관계입니다. 시튼 스미스는 이를 가리켜 “장소의 감각 (sense of place)”이라고 말합니다.
이 “장소의 감각”을 잘 발현시키기 위해 시튼 스미스는 두 가지 주요 테크닉을 구사합니다. 이 테크닉 중 하나는 삼각 트라이포드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즉 시튼 스미스의 사진은 순수하게 자기의 손 감각으로 직접 찍은 핸드 헬드 사진(hand-held photography)입니다. 또 하나, 장소를 만나면 순간적으로 포착해서 속사로 찍는 게(shot) 아니라, 저감광 필름을 이용해 장기간 노출(long term exposure)로 받아들이고 흡수시킨 사진입니다. 따라서 시튼 스미스의 사진은 본인이 계획하고 의도한 사진과는 그 종류를 달리합니다. 바로 장소의 감각, 자연의 상태, 자기 손의 감각이 서로 한곳에 만나서 인연을 맺은, 간접적 사진입니다.
이러한 인연, 관계성, 인과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작품이 바로 시튼 스미스의 이면화(diptych)나 삼면화(triptych) 연작입니다. 하나의 장소를 만나고 한 두 시간 동안 손으로 느끼면서 찍고, 그 다음에 같은 장소를 한 두 시간 동안 찍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2개의 이면화는 비슷한 형상을 취하되 어딘가 낯선 느낌으로 각자를 구분시켜버립니다.
1955년에 미니멀 아티스트이자 건축가인 토니 스미스(Tony Smith)의 딸이자 현대 미술가 키키 스미스(Kiki Smith)의 동생으로 태어난 시튼 스미스는 70년대 이미 사진과 회화 작업, 조각, 설치, 건축에서 재능을 발휘했습니다. 이후 80년대에 사진 작품에 유화를 발라 완성시킨 포토 페인팅(photo-painting)을 선보입니다. 이때 서정적이며 추상적이고 회화 같은 사진으로 이미 명성을 얻은 후, 90년대에 사진과 설치 작업을 병행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완전히 독립된 사진 작업을 선보입니다. 현재의 작업은 7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는 약 30년간의 성과이자 결과물입니다. 그의 현재 사진 작품에서 관계성이 중시되고 회화성이 두드러지는 연유는 이렇듯 그의 예술 역정을 볼 때 당연한 귀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갤러리의 특성에 맞게 시튼이 의도한 것입니다. 크게 세 부분으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건물 내부를 다룬 indoor 영역입니다. 둘째로 건물 외부를 다룬 outdoor 영역입니다. 또 하나는 건물의 내부에 배치된 인공물을 다룬 object 영역입니다. 한 작품 한 작품이 모두 우리의 내면과 외부 세계가 마치 우리 인체처럼 유기적으로 연결되며 상호작용하는 관계라는 사실을 발화하는 예술철학적 장치입니다.
단순한 센세이션을 조장하거나 디자인적 화려함을 추구하는 동시대 우리 미술계의 현실과 달리 기나긴 여행을 통과하며 발현시킨 시튼 스미스의 작품은 관객이나 학생, 소장자 모두에게 유익한 시간을 선사할 것입니다.

PUB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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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시튼 스미스는 미국의 현대미술가로 2006년 한국에서 이미 한차례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번은 두 번째 전시로서 제목은 영어 Tree Stairs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자면 ‘수목 계단’입니다. 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을 뜻하는 ‘나무 계단(wooden stairs)’는 이해할 수 있지만 ‘수목 계단’은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시튼의 예술주제는 우리의 통상적인 관념과 사뭇 다릅니다. 시튼은 자연적 대상과 인위적 대상을 구분 짓지 않고, 오히려 모든 대상과 우리의 자아가 정서적 끈으로 이어진 유기적 존재로 파악합니다. 즉 나무나 숲, 건물이나 의자와 같은 대상은 시튼의 자아와 정서적으로 이어진 교류의 장입니다. 따라서 나무, 건물, 의자와 같은 의미론적 구분은 여기서 무용지물이 됩니다. 모두 나의 정서 혹은 감정과 만나는 대상일 따름입니다.
이 교류의 장에서 형성된 정서적 교감을 매체로 드러내는 작업이 시튼의 예술과정입니다. 시튼의 카메라는 이 교류의 장에서 얻어진 정서를 드러내주는 매개자인 셈입니다. 시튼만의 카메라 워크의 독특한 방법은 핸드 홀드라는 기법입니다. 말 그대로 삼각 트라이포트 없이 손으로 들고 찍는 기법이지요. 두 번째 조우한 대상을 장기간 노출 기법으로 담아냅니다. 장기간의 노출 시간 동안 대상으로부터 느낀 정서를 작가는 손의 움직임, 발걸음, 호흡을 이용해 표현해냅니다. 이때 자연이나 인위적 대상으로부터 느낀 정서는 작가의 작품 속에서 떨리고 움직이는 음영의 대비로 드러납니다.

시튼의 제작 방식 역시 그의 예술적 특성을 두드러지게 합니다. 작가는 사진요판술(photogravure)을 이용합니다. 이 방식은 잉크의 얇고 두터움에 따라 이미지를 나타나게 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은 작품에 나타나있는 선과 음영을 마치 먹처럼 보이게 하는 효과를 줍니다. 또한 시바크롬(Cibachrome) 제작 방식도 주목할 기법 중 하나입니다. 이 방식은 표면에 잉크가 묻지 않고 종이에 잉크를 올린 후 글래스를 종이 위에 얹히는 방식입니다. 흐릿하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미지 바깥으로 표면이 반짝이는 것도 작가의 의도에 속합니다. 작품에 정서를 주입하려는 손동작과 발걸음, 호흡 등 움직임이라는 의도적 기법과 제작 과정에서 발현되는 기술적 기법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시튼의 ‘회화 같은 사진’이 완성됩니다.
이번 전시는 크게 계단의 이미지, 숲의 이미지, 건물 내부의 이미지로 나뉩니다. 숲과 건물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익숙한 이미지입니다. 그런데 작가가 제시한 이 익숙한 이미지들은 우리에게 생경함으로 다가옵니다. 여기에 작가의 또 다른 의도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작가는 이 생경한 이미지가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내재되어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언젠가, 어느 순간엔가 만났었던 이미지들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작가의 이미지를 만날 때 적극적으로 기억과 경험을 떠올려야 합니다. 언젠가 만났던 기억들을 적극적으로 반추시키는 시간은 시튼의 작품을 감상하는 색다른 맛일 것입니다.
시튼 스미스의 작품은 퐁피두 센터, 휘트니 미술관, L. A. 카운티 미술관, 파리 현대미술관, 이스라엘 미술관, 프랑스 장식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구미 주요 예술 단체가 시튼의 전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