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ARTIST

  • Xiaoze Xie
    샤오제 시에


    뉴욕을 중심으로 전 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국출신의 회화작가 샤오제 시에는 도서관 구석에 쌓인 낡고 손때 묻은 오래된 책과 신문들을 소재로 축적된 것들이 드러내는 시간과 기억, 당대의 시대상과 역사를 보여주는 회화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은 정제되면서도 힘찬 붓질과 정교한 묘사, 균형잡힌 화면의 구성 등 조형적 측면 역시 뛰어나다.

PRESS RELEASE

Xiaoze Xie
2007. 9. 4 (화) – 2007. 10. 7 (일)

가인갤러리 이번 전시는 현재 미국 펜실베니아 버크넬(Bucknell)대학의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뉴욕을 중심으로 전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국출신 회화작가 샤오제 시에(Xiaoze Xie 1966- )의 개인전입니다.
샤오제는 1966년 중국 광동에서 태어나 베이징 청화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후 베이징 중앙미술디자인 아카데미 대학원을 졸업하고, 1992년 미국으로 이주하여 노스텍사스(North Texas) 미술대학 석사과정을 마친 학업이력을 갖고 있는 작가입니다. 또한 샤오제는 1995년 첫 개인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하였고 2002년부터는 뉴욕 첼시의 대표적 화랑 중 하나인 찰스 코울즈 갤러리(Charles Cowles Gallery) 소속 작가로서 세 차례 개인전을 가지며 현대미술가들의 중요한 활동지역 중의 하나인 뉴욕에서 역량 있는 작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작가는 주로 낡고 손때가 묻어있거나 파손된 혹은 불에 타버린 오래된 책과 신문들을 소재로 하여 작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유화, 사진, 판화, 설치작업과 같은 미술의 다양한 매체를 아우르는 사오제 시에만의 중요한 작업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그의 신문더미를 소재로 한 작업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1995년부터 시작된 이 <일상의 조용한 흐름(The Silent Flow of Daily Life)> 연작은 연대기적으로 배열된 신문더미의 일부분만을 포착하여 사실적으로 그리는 유화 작업입니다. 한 비평가가 언급한 대로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시간의 흐름을 기록하는’ 작가만의 방식을 통해 관람자는 쌓아 올려진 신문더미에서 우리의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있는 혹은 완전히 잊혀진 과거의 한 사건과 마주대하게 되는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앞서 말한 9.11 테러 기사를 비롯해 2002년과 2004년에 있었던 개인전에서 보여졌던 샤오제의 정치, 사회적인 사건의 일면들을 엿볼 수 있는 회화작품은 당시 시대적인 사회상과 맞물려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이후 2005년에 샤오제는 자신이 초기에 가졌던 관심사로 돌아가려는 듯 형식적으로 색채와 모양을 배치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책의 단면을 재현하여 작품의 외관이 지극히 미니멀적인 특징을 지닌 작품을 제작 했습니다. 2006년 MoMA 도서관의 책들을 그린 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그러나 그 작품들은 자세히 들어다 보면 화면에 재현된 구성물들이 차가운 미니멀리즘적 특징보다는 따뜻한 유연함을 지니고 있어 과거의 사건과 기억을 환기시키며 시간의 흐름을 포착하고 있는 그의 다른 작품들과 공통분모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편으로 그의 회화의 작업방식 또한 눈여겨볼만합니다. 그는 도서관 책장에 배열된 책들을 그대로 묘사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구성을 바꾸고 이를 먼저 사진으로 찍은 뒤 다시 사실주의적 재현기법으로 작업합니다. 이러한 그의 방식을 두고 혹자는 그가 서로의 영역을 넘보며 대치상태에 있는 현대미술의 사진과 회화의 간극을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이렇듯 그의 작품의 특징을 살피고 그 안에 내재된 미술사적 가치를 파악하는 일은 작가의 작업전반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는 매우 중요한 일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가 재현해 놓은 책이나 신문더미를 속에서 한 때 이슈가 되었던 사건들 혹은 작가의 작품을 계기로 각자 개인들에게 일어났던 소소한 추억과 기억을 떠올리는 시간을 갖게 될 수 있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가인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샤오제 시에의 국내 첫 개인전 (2004년 6월호 월간미술에 표지와 함께 월드토픽에 6페이지 소개된 바 있으나 전시는 처음) 에서 역시 이러한 특별한 경험과 함께 작가의 고유한 작업세계를 엿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위해 작가는 새롭게 제작한 회화작품 11점과 사진작업 연작, 판화작업 등을 선보일 것입니다. 이번 작가의 개인전에는 닳고 찢겨진 외관을 통해 세월의 흔적을 읽을 수 있는 중국 고서를 소재로 한 유화작품 시리즈와 신문들이 쌓인 측면의 모습을 모노톤으로 묘사한 , < May-June 2005>과 같은 신문더미 시리즈 유화를 비롯해, 중국 고서가 불에 타는 듯한 모습을 재현한 , 니체나 마르크스와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철학서적을 담은 와 같은 사진작업들, 그리고 더불어 독특한 느낌의 판화작업 연작이 함께 소개되어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작업방식을 선보이는 샤오제 시에의 최근 작업이 대거 소개될 예정입니다.
지루한 장마와 예상치 못한 폭우와 폭염에 지친 여름이 지나고 마음을 정리하기에 좋은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번 가인갤러리 전시는 다소 들떠있던 마음을 정리하고 가다듬는 이 시기에 매우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번 가인갤러리 <샤오제 시에(Xiaoze Xie)> 개인전에 언론사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PUBLIC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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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XT

축적된 것들이 드러내는 시간, 기억, 그리고 역사
글. 신혜영 I 가인갤러리 큐레이터

‘축적(accumulation)’이라는 단어는 어떠한 사물을 모아서 포개는 행위나 그렇게 된 상태를 뜻한다. 그러나 축적은 단지 쌓는 행위나 쌓인 상태 자체뿐 아니라 쌓거나 쌓이는 데 필요한 시간의 소요를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물질적 범주의 축적은 시간이라는 비물질적 범주의 축적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샤오제 시에(Xiaoze Xie, 1966- )는 ‘축적된’ 책이나 신문을 그림의 주된 소재로 삼는다. 그의 작품에 있어서 역시 축적은 물질적 의미와 비물질적 의미 둘 다를 가지고 있다. 책이나 신문이 쌓여 있는 형태가 그의 그림에 있어서 형식적인 측면의 중심 요소라면, 쌓인 혹은 쌓여 가는 책이나 신문이 담지하는 시간과 역사에 관한 의미가 그림의 주제적인 측면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서관의 책장 선반 위에 책들이 횡으로 종으로 정렬된 모습을 그린 시에의 <도서관 연작(Library Series)> 회화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반 무렵이다. 미국으로 이주한 지 얼마 안 된 어느날 학교 도서관 서고에 들어섰을 때 그는 책들이 여러 층으로 빼곡히 꽂혀 있는 책장들이 일렬로 배치되어 있는 모습에 압도당했다고 한다.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그에게 그 모습은 일종의 건축적 형태이자 특정한 시각적 패턴으로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사실상 초창기 그의 <도서관> 회화들은 책등이 만들어내는 직선들이 화면을 기하학적으로 분할하고 있는 회색톤의 단색회화에 가깝다. 현재까지 세계 여러 도서관 서고에 쌓인 책들을 조금씩 다른 기법과 형태로 그리고 있는 시에의 대부분의 그림에는 외견상 공통된 특징이 있다. 그것은 사실적으로 책을 묘사하고 있으면서도 책 자체가 지닌 직선의 형태와 그것들의 규칙적인 반복으로 인해 자연스럽게 화면에 일정한 기하학적 패턴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러한 형태적 특징은 시에의 그림이 정밀한 사실적 묘사에도 불구하고 일정 정도 미니멀하고 추상적인 느낌을 갖게 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이는 1990년대 중반 시작된 그의 신문 연작에서 한층 부각된다. 접힌 채 쌓여 있는 신문의 단면이 드러내는 패턴은 곡선을 내재한 부드러운 직선의 반복으로 인해 책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을 주며, 부분적으로 신문 기사의 글자나 사진이 드러남으로써 사실적인 묘사가 주는 재미 또한 잃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에가 책과 신문의 축적에 집중하는 것은 단지 그 형태적 특징 때문만은 아니다. 그림의 조형성을 이루고 있는 단위들이 비물질적 차원의 ‘시간의 축적’을 담고 있는 책과 신문이라는 점에서 역시 그것들은 매우 중요하다. 책은 당대의 인류 지식이 담긴 저장소로서 그러한 개별 책들의 축적은 곧 지식의 역사가 된다. 그가 책의 낱권을 그리지 않고 도서관에 정렬된 책들을 그리는 것은 지식을 담고 있는 책 자체의 특징보다 그것들이 오랜 시간동안 쌓여 이루어내는 지식의 역사라는 상징적 의미를 드러내고자 하는 까닭일 것이다. 그가 그리는 책들이 주로 손때 묻거나 벌레 먹은, 닳고 낡은 오래된 책인 것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다. 오래된 책들은 새로이 등장하는 책들의 토대가 됨에도 불구하고 뒷전으로 밀려나거나 오랜 시간 잠들어 있게 된다. 따라서 이 부패해가는 책들은 그것이 언젠가는 사라질 지도 모른다는 상실감과 쇠퇴의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신문 역시 마찬가지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으로 대체되는 신문은 본디 그 날 하루에만 효용되는 것으로 일상에서 대부분 그대로 버려지거나 재활용되어 사라진다. 그러나 그것들이 모이고 쌓이면 그것은 그야말로 날짜 단위의 세세한 역사적 흔적이 된다. 날짜 순으로 정리해놓은 도서관의 신문들을 몇 개월 단위로 끊어 그 축적된 상태의 단면을 보여주는 시에의 회화 연작 <일상의 조용한 흐름(The Silent Flow of Daily Life)>은 그러한 신문의 일시적인 특성과 시간의 축적을 잘 보여준다. 1995년 이후 현재까지 지속하고 있는 이 작업은 우리가 별 생각없이 흘려보내는 일상의 날들이 역사의 미세한 단편들이며 시간은 지금도 그렇게 조용히 흘러가고 있음을 암시한다. 시에가 그리는 오래된 책과 신문은 지나간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니다. 그것은 지나간 것이 결코 과거로 끝나지 않으며 지금의 것이 영원할 수 없기에 시간 속에서 계속해서 축적되어 가는 ‘현재’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일상의 조용한 흐름>의 최근작들과 함께 중국 고서를 소재로 한 <중국 도서관 (Chinese Library)> 연작이 소개된다. <중국 도서관>은 오랜 시간 훼손되어 왔고 현재도 조금씩 부패해 가는 중국 도서관에 안치된 고서들을 그린 것으로 역시 1995년부터 지속되어 온 작업이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최근작들은 1930-40년대 일본의 침략 기간 동안 도서관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심각하게 손상을 입은 베이징의 한 대학 도서관의 소장서로서 상당 부분 타거나 검게 그을리고 물에 젖어 찢어진 모습이다. 이 책들은 시에가 그리는 다른 책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의 흔적을 그대로 담고 있으면서도 그 자체로 중요한 역사적 사실의 증거가 된다. 또한 외견상으로 다른 <도서관 연작>과 비교할 때 책의 심하게 훼손된 낱장들이 쌓여 있는 책들의 규칙적인 직선을 가리는 다소 복잡한 형태와 풍부한 색채나 질감으로 인해 기존의 다른 도서관 연작들에 비해 기하학적 추상의 느낌보다는 사실주의 회화의 느낌이 훨씬 더 강조되는 특징이 있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규모나 형태 면에서 다른 작품들과 구분될 만한 그림이 한 점 있으니 그것은 특정한 공간을 그린 대형 회화 <유산(Legacy)>(2007)이다. 책이나 신문이 쌓여 있는 부분만을 그린 다른 회화들과 달리 공간 전체를 강한 구상성으로 담아낸 이 회화는 시에의 역사와 정치에 대한 생각을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책들과 오래된 가구, 잡동사니들이 담긴 짐 보따리와 종이 상자들로 어지러운 방 한 가운데 마오쩌둥의 흉상이 뒤돌아 놓여져 있다. 이 그림은 2000년도 중국 남부지방의 한 작은 도서관이 새로운 건물로 이사하기 전 임시로 물건들을 쌓아놓은 공간의 모습을 찍은 사진을 재현한 것이다. 늦은 오후의 햇빛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낡은 물건들과 마오의 흉상이 놓인 방안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는 이 장면이 그에게는 중국 사회의 과도기를 상징하는 극적인 순간으로 보였다고 한다. 시에는 자본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새로운 가치들로 전환기를 겪고 있는 오늘날 중국에 공산주의 이념과 같은 낡은 가치들이 표면상으로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수많은 역사의 흔적들이 도처에 ‘유산’처럼 살아 숨쉬고 있음을 이 그림을 통해 암시적으로 드러내고자 했는지 모른다. 사실상 시에의 많은 작품에 그의 정치적 관심이 잠재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한 정치적 관심이 아닌 인간과 역사에 관한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시에가 태어난 1966년부터 열 살이 되던 1976년까지 십 년간은 마오쩌둥이 자신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지식인과 그 소산물을 탄압한 문화혁명이 지속된 시기다. 또한 그는 대학생 시절 수많은 학생과 시민이 희생된 중국 최대의 민주화 운동인 텐안문 사태를 겪었다. 이처럼 중국의 정치 사회적인 역동기를 경험한 시에의 작품에 정치적인 이슈가 배제되기란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는 정치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특정한 정치적 진술을 하는데 관심이 없다. 책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특정한 책의 내용을 보여주지 않는 것처럼. 다만 그의 관심은 역사 속에서 일부 힘있는 자들에 의해 남용된 권력이 다수의 힘없는 사람들에게 끼친 막대한 영향과 같은 것이다. 그것은 그가 쉽게 버려지고 잊혀지는 일상의 보잘것없는 신문들이 역사의 각 단면을 이루고 있듯, 역사에서 부각되지 않은 많은 사람들이 그 역사를 이루고 있는 개별자라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전시에 새롭게 소개되는 사진 연작은 이러한 시에의 역사관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암흑 속에서 허공에 책들이 불타오르는 듯한 형상을 재현한 이 사진들은 권력에 의해 책이 강제 폐기되었던 역사적 사건들을 암시한다. 중국의 고서가 불타오르는 사진 연작 <무제(중국 책)>(2007)는 멀게는 진시황의 분서갱유 사건을, 가깝게는 마오쩌둥의 문화혁명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그는 지금도 열 살 무렵 중학교에 재직 중이던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폐기하려고 쌓아놓은 고서들을 몰래 들춰 보던 기억을 떠올린다. 한편 니체, 마르크스, 사르트르, 보르헤스 등 서양 근대 이론가나 문학가의 책들이 소각되는 모습을 유사한 방식으로 포착한 또 다른 사진 연작 <무제>는 그의 초기 설치작 <야상곡: 나치에 의한 책 소각(Nocturne: Burning of Books by the Nazis)>(1995)을 사진으로 재현한 것으로 나치에 의해 금서들이 불태워지는 장면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렇듯 시에의 사진들은 인류 역사상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자행되어 온 수많은 책의 금기와 폐기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들 사진 연작은 책에 대한 시에의 또 다른 주제적 접근인 동시에 사진에 대한 시에의 또 다른 형식적 접근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카메라를 분신처럼 늘 가지고 다니는 그는 인상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담아 회화로 조심스럽게 옮겨낸다. 특히 도서관 서고라는 제한된 공간을 그리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일일이 사진을 찍어 두어야 했을 것이다. 이렇듯 시에의 모든 회화는 사진을 토대로 그려지기에 사진은 그에게 대단히 중요한 매체이다. 그러나 회화를 위한 중간 단계로서의 사진이 아닌 최종 결과물로서의 사진을 전시에 선보인 것은 드문 일이다. 스튜디오에 인공 조명을 설치하고 허공에 책을 던져 그 순간을 포착해낸 이 사진들은 그의 회화들과는 또 다른 방식의 조형성과 생생한 느낌을 준다. 이는 그간 간간이 설치나 프린트 작업을 선보여 온 것과 동일한 맥락에서 작품마다 주제에 맞는 매체를 선택하려는 의도이자 매체에 대한 적극적인 실험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에에게 주가 되는 것은 어디까지나 회화이다. 그것은 그의 작품들 중 회화가 차지하는 비율이나 그 자신이 생각하는 중요도 면에서 그러하다. 사실상 그의 회화적 기술은 동시대 어떤 작가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그러나 그는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을 그대로 답습하여 사실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는다. 그의 회화 속 대상물은 원근법과 눈속임(trompe-l'oeil)에 의해 잘 구성된 것이라기 보다 사진에 있는 사물이 놓여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쪽에 가깝다. 하지만 사진을 토대로 한다고 해서 사진을 똑같이 재현하는 극사실주의와도 거리가 있다. 어느 단계가 지나면 그림은 그의 눈과 손이 결정하는 대로 흘러가며, 그의 붓질은 빈틈없이 견고하고 또렷하기 보다는 어느 정도 느슨하고 흐릿하다. 이는 그러한 기법이 시간과 기억, 역사의 일시적이고 덧없음이라는 그의 주제를 표현하기에 적절하기 때문이다. ‘축적된 책’이라는 소재를 형태와 의미 면에서 동등하게 중요시하듯, 책의 파기라는 역사적 사실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하듯, 시에는 자신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회화적 기법을 적절히 구현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이 우리의 눈과 마음을 건드리며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이처럼 내용과 형식을 대등한 무게로 보완하며 조화를 이루어가려는 그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Time, Memory and History Revealed by Things That Have Been Accumulated 
Text. Hyeyoung Shin I Curator of Gaain Gallery
Translation. Jawoon Kim

The word, 'accumulation' refers to the action of piling up things or the state of being piled up. Yet accumulation premises not only such an action or a state but time that needs to pile up or be piled up. In other words, physical accumulation premises non-physical accumulation of time. Xiaoze Xie (1966- ) uses 'accumulated' books or newspapers as the main subject matter for his paintings. In his work too, accumulation has two different meanings of physicality and non-physicality. For when the ways in which books or newspaper are piled up define his paintings' formal aspects, the thematic aspects of them are dominated by the meanings of time and history that are contained in those books or newspapers that have piled up or are being piled up.   It is in the early 1990s that Xie's Library series in which books are horizontally or vertically arranged on the bookshelves of a library.  He remembers the overwhelming moment when he found the rows of bookcases whose shelves are crammed with books in the school library. Having studied architecture in college, he experienced it as an architectural form and a specific visual pattern. In fact, his early Library paintings can be designated as grisailles in which the straight lines generated by the spines of books divide the picture planes. There is a common external feature shared by most of the paintings of Xie who has been painting the books piled up in the libraries in various places throughout the world in slightly different methods and forms: despite the realistic depiction of a book, a certain geometric pattern is formulated by the rectilineal form of the book and the repetition of it. This formal element decisively contributes to the somewhat minimal and abstract quality of his painting in spite of its precise realism. This is all the more conspicuous in his paintings of newspapers which started in the mid 1990s. The pattern produced by the profile of a pile of folded newspapers evokes a feeling different from that books engender due to its repeated, tender straight lines possess some curvilinearity, and some parts of the texts or pictures of newspaper articles are exposed not to deprive viewers of the pleasure they can obtain from realistic depiction.  His devotion to the accumulated books and newspapers is not, however, caused solely by such formal factors. Books and newspapers are also important in the non-physical context that the units which determine the formal nature of his painting are books or newspapers that contain 'the accumulation of time'.  A book is one of storage devices that house human knowledge and the accumulation of such books entails the history of knowledge. The reason that he paints not a single book but the books neatly placed in a library might lie in the fact that he provably intends to convey the symbolic meaning of the history of knowledge that books have been accumulated for a long time to establish rather than the nature of a book to contain knowledge. A similar reason can also explain the fact that his books are mostly worn-out and old books that are soiled by use and worm-eaten. Although they pave the way for new books, old books are often neglected or put to sleep for a long time. Accordingly, these books in decay invoke a feeling of loss and decline since they could disappear some day. This also applies to newspapers. Today's newspaper will be replaced by tomorrow's, and it is used only for today and is destined to be thrown away or recycled. Yet, when they are collected and piled up, they become the traces of a detailed history with day marks. While showing the profile of the accumulated state of the several bundles of newspapers arranged by date by a librarian, The Silent Flow of Daily Life reveal both the ephemeral fate of newspapers and time that has been accumulated. This series that has been continued since 1995 suggests that every day we spend without paying much attention to it is a tiny fragment to consist history and that time is flowing away silently at this very moment. The old books and newspapers of Xie are not about some nostalgia for the past. What has passed does never stay in the past and what is being done at this moment cannot be eternal, and thus his newspapers and books are telling the stories of 'the present' that is continuously being accumulated in time.  In this exhibition are exhibited his Chinese Library series together with the recent works of The Silent Flow of Daily Life. Chinese Library has also continued since 1995 and it shows the old books put in the libraries in China that have been being damaged. Especially, the recent works of this series shown in this show take as their subjects the books which are owned by a university library in Beijing and were damaged during the library's move during the years of the Japanese invasion of China in the 1930s and 1940s. The books are considerably burnt, stained with soot or harmed by water. These books contain the traces of time like his other books, but at the same time they evidence an important historical fact. Also, when externally compared to the works of his Library series, these paintings are more imbued with realism than geometric abstraction as rather complicated forms and rich colors or texture used to depict the severely damaged pages veil the regular, straight lines of the books.     Meanwhile, there is a painting that is distinguishable from other works in terms of size or form, and it is a large-scale painting entitled Legacy (2007) that depicts a specific place. Rendering the entire space of a certain place by use of strong composition unlike other paintings that show only the piles of books or newspapers, this work more concretely delivers his views on history and politics. There is seen the back of the bust of Mao Zedong in the center of a room crowded with books, old furniture, bundles containing miscellaneous objects and paper boxes. This painting shows the photographic scene of the place where the things were temporarily put before a small library in the southern part of China moved to a new building. To the eyes of Xie, the scene in which the dim light of late afternoon breaks across the room occupied by old objects and the bust of Mao dramatically epitomized the transition period of China. It might be that Xie aims to imply that numerous vestiges of the past are still breathing in every quarter even though old values such as communist ideologies have disappeared at least on the surface in China that is now undergoing change brought by the prevalence of a variety of new values including capitalism  In fact, many of Xie's works retain his political concerns. And they are not just of simple political curiosity but are related to human and history. During the decade from 1966 when Xie was born to 1976 when he was 10 years old, the Cultural Revolution was being carried out by Mao Zedong to persecute intellectuals and their products as a method to secure his political power. During his college years he also witnessed the Tiananmen Square protests which called for the full-fledged democratization of China and in which many students and citizens were killed or injured. It would be rather hard for Xie, who experienced such political and social turbulences of China, to exclude certain political issues from his artistic work. Yet he is not interested in making specific political statements, as he deals with the subject matter of books in the way that the particular contents of books are not revealed. His political concerns are just unfolded so as to mark the historical fact of the harsh impact of the abuse of power by a small number of power holders on a large number of powerless ordinary citizens. As one can infer from his work where newspapers, which are easily thrown away and forgotten, form a phase of history,  this is provably because he firmly believes that many ordinary individuals who are not registered in history are the ones who actually write history.  His series of photographic works to be first introduced in this show embodies such historical views of Xie. In the photographs, books are burning in the air in the dark, and they suggest the historical incidents during which books were forced to be destroyed by the authorities. Untitled(Chinese Book) (2007), which is a photographic series in which old Chinese books are burning, is redolent of Qin Shi Huang's order to burn books and of the Cultural Revolution led by Mao Zedong. As a matter of fact, he still recalls the moments when he stole a look at the old books that his father, who was teaching at a middle school, had heaped up before throwing them out around at the age of 10. Another photographic series entitled Untitled captures in a similar way the scenes where books by Western theorists and writers of the modern period such as Nietche, Marx, Sartre and Borges are thrown into fire. This work re-presents his early installation piece entitled Nocturne: Burning of Books by the Nazis (1995) in the form of photography and was inspired by a scene from a documentary film in which the Nazis burn banned books. As examined, the photographs of Xie are linked to an aspect of human history that books were banned and destroyed to keep one's power in all ages and countries.  The significance of these photographic series lies in that it is through these works that he makes another thematic approach and at the same time makes an attempt at another formal experiment with the medium of photography. While always carrying his camera with him wherever he goes, he takes pictures of impressive scenes and carefully transfers them onto paintings. In particular, in order to paint such a restricted space of a library, he might have had no choice but to take pictures of every corner. Photography is a very important medium for Xie since all of his paintings are based on photographs. But it is unusual that he exhibits in an exhibition his photographs as the final artistic outcomes, not as the preparatory tools for his paintings. Having captured the moments when books are thrown into the air under artificial lighting in his studio, these photographs provoke vivid feeling and manifest an artistic form in a different way that his paintings do. This is also originated from his attitude to choose a medium that is most appropriate for his theme and from his constructive experiment with artistic mediums, as exemplified by his occasional employment of such art forms as installation art or photogravure print.  Nonetheless, the most essential medium for Xie is painting. A large part of his oeuvre consists of paintings and Xie himself considers painting as his primary artistic medium. It is true that his painting skills are second to those of none of his contemporary painters. But he does not represent facts as they are by imitating conventional realistic methods. The objects in his paintings are not neatly arranged by use of perspective and trompe-l'oeil. Instead, his paintings show as the objects are captured in the photographs. Still, they separate themselves from Hyperrealistic works which highly resemble photographic images. After a certain stage, his painting comes to follow the flow of his eyes and hands, and his brushwork is less compactly solid or clear than loose and blurred to some degree. For it suits his theme of the transitory and ephemeral nature of time, memory and history. As he places equal emphasis on the form and content of his subject matter of 'accumulated books', and as he employs the medium of photography to vivify the historical fact of book burning, Xie utilizes painting methods in the way that they contribute to the effectual conveyance of his theme. That his art draws world attention as it touches our eyes and minds is seemingly due to his ceaseless efforts to supplement the form and content of his work with the same amount of attention so as to achieve equilibrium.